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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및 구제, 법·정책 연구, 교육과 연대를 통하여 인권을 옹호하고 실절적인 변화를 이끌어냅니다.

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 롤러코스터 에피소드~ “실제로는 이렇습니다!”

지난 주 SBS 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 11화 ~ 12화는, 놀이공원 측이 시각장애인에게 롤러코스터에 타려면 안전교육을 받으라고 하자, 장애인 차별이라며 항의하던 시각장애인의 어머니가 직원에게 상해를 입힌 사건이 소개되었습니다.


드라마의 주인공인 가짜 판사 한강호는 이 사건을 맡게 되자, 판사시보 송소은과 함께 실제로도 장애인의 놀이기구 탑승이 위험한지,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시각장애인의 대피가 더 어려운지 직접 검증해보기로 했습니다. 올바른 판단을 위해 직접 나서는 주인공의 의지를 담은 에피소드였습니다. 송소은이 안대를 착용하고 한강호의 손을 잡고서 롤러코스터 레일에서 천천히 걸어 내려오는 장면이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두 주인공이 한층 더 가까워진 결정적 계기가 되는 에피소드이기도 했죠.

 

SBS 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 이미지 캡처

 

 

방송 직후 많은 시청자들이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했다니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네, 이 재판은 아직도 진행중이며, 담당 변호는 희망법에서 맡고 있습니다.

 

이 재판은 국내 대표적 놀이공원인 에버랜드가 시각장애인들에게 특정 놀이기구의 탑승을 금지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에버랜드는 T-EXPRESS 등 스릴 난이도가 비교적 높은 7종의 놀이기구에 대해서 시각장애인 탑승을 전면 금지하거나, 동승자가 있어야만 탑승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었습니다.
희망법은 놀이기구 탑승과 시각이 무관함에도 에버랜드가 시각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있고 부당하게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에버랜드를 상대로 ‘시각장애인 놀이기구탑승금지 규정을 삭제하라는 내용의 적극적 조치’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재판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에버랜드의 신청으로 실제 T-EXPRESS 등의 놀이기구에 탑승해 보는 현장검증이 진행됐습니다. 2016년 4월이었습니다. 이날 현장검증에 참여한 시각장애인 당사자와 이 사건 원고 등은 해당 놀이기구들을 안전하게 탑승하고, 비상상황에서도 안전하게 대피하였습니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놀이기구를 타고 대피하는 데 있어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은 차이가 없었습니다.

 

가장 왼쪽에 희망법 김재왕 변호사, 그 옆이 김동현 변호사, 그리고 검증단 여러분들

 

실제로 진행된 현장검증은 드라마와 이렇게 달랐습니다.

 

1. 드라마는 시각장애인 어머니에 대한 형사재판을 배경으로 하지만, 실제 사건은 놀이공원의 차별행위를 바로잡으려는 민사재판입니다.
2. 드라마와는 달리 해당 재판의 판사, 양측 대리인, 원고들과 검증에 참여한 시각장애인들이 모두 함께 놀이기구에 탑승하였습니다. 한 번은 정상적으로 놀이기구를 운행하여 시각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더 많은 충격을 받는지 보았고, 한 번은 비상 상황을 가정해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대피하는 데에 차이가 있는지 보았습니다.
3. 드라마는 주인공이 시각장애인 역할을 하기 위하여 안대를 착용합니다. 그러나 실제 검증에서는 아무도 안대를 착용하지 않았습니다. 비장애인이 안대를 착용한다고 하여 시각장애인과 같다고는 할 수 없고, 검증에 참여할 시각장애인 참가자들이 이미 있었기 때문입니다.
4. 드라마는 남녀 주인공이 손을 잡고 내려왔지만, 실제 검증에 참여한 시각장애인들은 앞 사람의 어깨나 난간을 잡고 내려왔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왜 손을 잡았을까요? ^^
5. 드라마에서는 주인공들이 깔끔한 모습으로 지상으로 내려왔지만, 실제 T-EXPRESS 등 놀이기구의 비상대피로는 평소 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먼지가 많아 검증 참가자들의 옷이 많이 더러워졌습니다.

이 재판은 아직 진행중입니다. 10월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희망법이 진행중인 재판이 드라마에 소개되어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우리 주변에서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부당한 대우가 많이 일어나고 있고, 이런 현실을 바꾸고자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여야 합니다. 이 드라마가 재미를 넘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장애인 차별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