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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인권법 활동자료를 함께 나눕니다.

“소도미법(동성애처벌법)” 군형법상 ‘추행’죄 합헌 결정 규탄 기자회견

2016년 7월 28일, “한국 유일의 동성애처벌법”이라고 불리는 군형법상 ‘추행’죄에 대한 3번째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선고 직후 희망법이 참여하고 있는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 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에서는 합헌 결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청구대리인 희망법 한가람 변호사의 이날 기자회견 발언과 7월 29일 배포한 인권단체들의 입장을 전합니다.

7월 28일_군형법상 '추행'죄 합헌 결정 규탄 기자회견

 

[보도자료]

수 신 : 귀 언론사 법조 / 사회부 담당 기자

발 신 :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

담 당 : 이종걸(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한가람(청구대리인단,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발 신 일 : 2016년 7월 29일

제 목 : [보도자료] 동성애 처벌법 군형법상 ‘추행’죄 합헌 결정에 대한 인권단체 입장

첨 부 : 1. 청구대리인 기자회견 발언문 2. 헌법재판소 앞 기자회견 사진

 

군형법상 추행죄 합헌 결정을 규탄한다!

동성애 처벌법군형법상 추행죄 합헌 결정에 대한 입장

 

○ 2016년 7월 28일 헌법재판소, 한국 유일의 “동성애 처벌법” 군형법상 ‘추행’죄 (구 군형법 제92조의5)에 대한 합헌(합헌의견 재판관 5인, 위헌의견 재판관 4인) 결정

○ 인권단체, “합헌 결정 규탄, 폐지입법 운동과 헌법소원 다시 제기할 것”

○ 2015년 11월 유엔 자유권위원회 “군형법상 ‘추행’죄 폐지해야”, 2010년 국가인권위원회, “군형법상 ‘추행’죄는 위헌”

 

 

○ 2016년 7월 28일 헌법재판소는 군형법상 ‘추행’죄(구 군형법 제92조의5, 현행 군형법 제92조의6)에 대하여 5(합헌) 대 4(위헌)로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헌법재판소는 군형법상 ‘추행’죄 조항이 명확성의 원칙, 과잉금지원칙, 평등원칙을 위반하지 않았다면서, 2002년, 2011년에 이어 세 번째로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 군형법상 ‘추행’죄는 미 전시법의 ‘소도미’ 처벌 조항, 즉 ‘반자연적인 성행위’ 처벌 조항을 계수한 것입니다. 이른바 ‘소도미법’은 특히 동성 간 성행위를 처벌하는 법률로서, 기독교적 전통에서 이를 입법했던 구미에서는 “동성애 범죄화 조항”이라면서 현재 모두 폐지한 법률 조항입니다.

 

○ 이 조항에 대해 2008년 군사법원은 동성애자의 평등권과 사생활의 자유,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등 위헌성이 있다면서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고, 2011년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위헌적이라면서 헌법재판소에 의견을 제출하였으며, 제19대 국회에서는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법률조항이라면서 폐지안을 발의하기도 하는 등 그 위헌성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 국제적으로도 군형법상 ‘추행’죄를 국제인권법 위반으로 보는 입장이 확고하여, 지난 2016년 11월 유엔 자유권위원회는 이 조항의 폐지를 대한민국에 강력하게 권고한 바 있습니다.

 

○ 그럼에도 헌법재판소는 세 번째인 동성애 처벌법 군형법상 ‘추행’죄에 대한 심사에서도 또 다시 합헌 결정을 내려 국내외 인권단체와 국제인권기구로부터 커다란 비판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 등 인권단체들은 이번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하여 “성소수자 인권을 침해하는 법률조항에 대해 합헌을 선고한 헌법재판소를 규탄한다”라고 하면서, “향후 이 결정의 문제점을 국내뿐만 아니라 유엔 인권기구 등에 알리고, 제20대 국회에서의 폐지운동과 함께 헌법소원을 다시 제기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 지난 2012년 7월 이 사건의 청구인은 군형법상 ‘추행’죄로 기소돼 재판의 근거법률인 이 사건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 결정 직후 헌법재판소 앞에서 있었던 청구대리인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 소속 한가람 변호사(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의 발언문과 헌법재판소 결정문, 헌법재판소 앞 기자회견 사진을 첨부합니다.

 

 

첨부1. 청구대리인 한가람 변호사 기자회견 발언문

첨부2. 기자회견 사진

 

 

 

<청구대리인 한가람 변호사 기자회견 발언문>

 

 

이성 간의 성관계와 달리 동성 간의 성관계는 “추하다”, “더럽다”라며 처벌하는 법률이 있습니다. 그래서 판결문에도 버젓이 동성애를 “비정상적”이라고 이야기하고,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한다”라고 하게 하는 법률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군형법상 ‘추행’죄입니다.

 

이 법률과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동성애자를 추한 행위를 하는 사람이라고, 그렇게 더럽고, 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조항은 이러한 존재 자체로 성소수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것이고, 모두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평등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며, 동성애자를 범죄자로 낙인찍는 법입니다.

 

이 조항은 “동성애 범죄화” 조항입니다. 서구와 미국의 이른바 “소도미법”을 옮겨온 것입니다. 식민지 시대에 수출된 이런 법률은 이미 식민지 제국 국가에서는 성소수자의 평등권과 존엄성을 침해한다면서 폐지한 지 오래입니다. 군형법상 ‘추행’죄도 미국 전시법의 “소도미”를 “계간”으로 옮겨온 것입니다. 미국은 다른 서구 국가보다 늦게 2003년에 소도미법을 위헌으로 결정했고, 2013년에도 통일군사법전을 개정하여 군대 내에서도 이 조항은 사라졌습니다. 오히려 미국에서는 성소수자 군인의 복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미 육군사관학교에서 동성 커플의 결혼식이 열리는 등 커다란 변화가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한미 소파의 개정으로 한국에서도 미군 동성커플들은 이성커플과 동등한 지위를 가질 수 있게 하였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미군의 전투력이 저해되었다거나 단결력에 영향을 미쳤다거나 모병에 문제가 생기거나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유사한 조항이 있었던 페루에서도 페루 헌법재판소는 이 조항을 ‘완전히 차별적’이라면사 위헌을 선고하였습니다.

 

이 조항은 단순히 동성애 처벌법만은 아닙니다. 동성애자 병사의 인권을 침해하고, 군인권 향상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는 조항입니다. 이 조항은 군대 내의 호모포비아를 정당화하는 법률이고, 이 조항이 있는 한 군대 내 성소수자는 ‘잠재적 범죄자’일 뿐입니다. 그래서 군대 안에서 정체성이 드러나면 그는 끊임없는 감시와 통제의 대상이 됩니다.

 

무엇보다 “징병제” 국가에서, 이런 조항은 상당수의 남성들을 비껴가지 않으며, 그 친구와 가족들까지도 비껴가지 않습니다. 군대 안의 일만이 아닌 것입니다.

 

나아가 이 조항의 적용례를 보면 그 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이성애자가 동성애자에 대해 성폭력을 가하면, 동성애자”도” 처벌합니다. ‘피해자도 즐겼다’. 동성애자가 피해자이면 강제추행죄 같은 성폭력 조항은 동원되지 않습니다.

 

이성애자와 동성애자가 합의에 의해 성관계를 하면 동성애자”만” 처벌합니다. ‘이성애자가 즐겼을 리가 없다’. 이성애자가 피해자라면서도 강제추행죄 같은 성폭력 조항은 마찬가지로 적용하지 않습니다.

 

군대는 동성애자들 역시 징집하지만, 막상 군 복무를 제대로 하려고 하더라고 동성애자 병사의 일상적인 신체접촉도, 그저 쳐다보다는 것도, 모두 다 혐오스럽고 처벌의 대상인 ‘추행’으로 변질되기 십상입니다.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알려진 한 병사가 의무대 무려 5개월간 감금되고, 군형법상 ‘추행’죄로 조사를 받게 되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한 것이 불과 3개월 전입니다.

 

반면에 이성애자로 추정되는 장교가 병사들의 성기를 때리고 젖꼭지를 비틀고 하는 행위는 이 조항이 처벌하는 ‘추행’이 아닙니다. ‘성적 만족행위’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군형법상 ‘추행’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벌써 3번째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헌재는 이 조항을 합헌이라 합니다. 군대 안에 존재할 수밖에 없는 동성애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내몰고 그 존재를 법률이 더럽다, 추하다라고 하는 것을 합헌이라 합니다. 무릇 헌법재판이란 법률의 바깥에서, 헌법에 따라, 그 위헌성을 판단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헌법재판소는 동성애를 더럽다, 추하다라고 하며 처벌하는 것이 헌법적으로 정당화되는가를 보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원칙을 저버리고 동성애가 더럽다, 추하다라는 전제하에, 이성애자와 달리 동성애자는 잠재적 범죄자라는 전제하에, 이러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것이 어찌 평등입니까. 이것이 어찌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입니까. 헌법 제10조 제11조의 가치와 명문은 어디로 갔습니까.

 

국제사회의 비난은 피할 수 없습니다. 유엔 자유권위원회가 이 조항을 페지하라고 권고한 지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유엔사회권위원회는 올해 발표한 사회권규약에 대한 가장 권위 있는 해석기준으로서 내는 일반논평에서 합의한 동성 간 성관계를 처벌하는 것은 명백한 인권침해라고 명시하였습니다. 수많은 국제인권단체들이 오늘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무엇이라 할 것입니까. 유엔 인권이사회 의장국의 현실이 이러합니까. 그 이름 부끄럽지 않습니까. 대한민국은 유엔인권이사회 의장국 될 자격 없습니다.

 

사람들은 이 조항이 추행을 처벌하는 것이라 하여 성폭력을 처벌하는 것 아니냐고 합니다. 이 조항에 어디 강제성을 규정하고 있단 말입니까. 이른바 계간을 처벌하고 있을 뿐입니다. 성폭력의 원인이 무엇입니까. 불평등한 권력관계입니다. 그럼에도 헌재는 무엇이라 합니까. 상명하복의 문화가 있기 때문에 동성애를 처벌해야 한다고 합니다. 동성애자 하급자가 피해를 입을 때에도 이 조항으로 그 피해자를 처벌하면서, 성폭력 피해마저도 동성애라 하면서 처벌하면서, 이게 무슨 말입니까. 상명하복의 문화 때문에 성폭력이 벌어진다면, 병사들 사이에 있는, 그 성폭력마저 감내해야 하는, 부당한 명령마저도 따라야 하는, 그 상명하복의 문화부터 없애야 할 것 아닙니까. 오로지 정당하게 이루어지는 지휘체계만을 인정하고, 사적이고 인권침해적이고 폭력적이고 병사들을 고통으로 몰고가는 그 문제의 무조건적 상명하복의 문화를 바꿔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것이 왜 동성애 때문입니까. 무엇이 추하고 무엇이 더럽습니까.

 

반성소수자 단체와 보수 개신교계, 한국의 대표적인 반인권 차별선동 집단은 헌재에 엄청난 양의 탄원서를 제출하고, 세계의 공식 전문기구들의 과학적 결론에 반하는 의견서들을 내고, 벌써 몇 번째인지도 모르는 헌재 앞에서의 집회들, 1인시위들을 벌이며 차별과 혐오와 폭력과 증오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그러한 목소리에 경종을 울려야 할 헌법재판소가 이들의 차별선동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과연 헌법이고 국제인권법이고 국내법입니까.

 

법률가로서 참혹하고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 수호의 의무를 저버리는 헌법재판소를 강력하게 규탄합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법정 안에서, 법정 밖에서, 국내에서, 해외에서 이 법률조항과 헌법재판소 결정의 문제를 알리고, 이 조항이 폐지되는 그날까지 힘주어 싸울 것입니다. 이 조항의 폐지안을 입법청원하고, 국회에서 발의하고, 제대로 된 결정을 얻기 위해 헌법재판을 또 다시 진행할 것입니다.

 

헌법재판소는 각국의 최고법원들, 헌법재판소들이 한 역사적이고 기념비적이었던 소도미법 위헌과 동성혼금지의 위헌을 기억하십시오. 오늘의 결정으로 헌법적 가치를 저버렸다는 평가들을 기억하십시오. 헌법의 의미를, 헌법에서 정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그리고 평등원칙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며 부끄러워 하십시오. 오늘의 결정을 다시 한 번 규탄하며 우리는 계속해서 싸우고 요구할 것입니다. 헌법재판관들은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