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소송 및 구제, 법·정책 연구, 교육과 연대를 통하여 인권을 옹호하고 실절적인 변화를 이끌어냅니다.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4월 14일 오후 1시, 국방부 앞에서 있었던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과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가 공동주최한 “육군의 동성애자 군인 색출 수사와 인권침해 규탄 긴급 기자회견”에서 있었던 희망법 한가람 변호사의 발언을 옮깁니다.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육군에서 동성애자를 색출하고 처벌하려는 조직적인 탄압이 발생했습니다. 군대 내 성소수자 인권침해 사건 중, 그 의도나 광범위함, 피해자의 규모에 비추어보아 최악의 사건으로 기록될 일입니다.

 

이 모든 사건의 배경에는 군형법상 동성애 처벌법, 군형법 제92조의6 ‘추행’죄가 있습니다. 이 조항은 1962년 군형법이 제정되던 당시부터, 서구의 동성애 처벌법, 이른바 ‘소도미법’을 바탕으로 만든 법입니다.

이 조항은 성폭력 처벌 조항들이 친고죄였던 2013년 이전에는 동성간 성폭력을 처벌하는 조항으로도 활용되었으나, 지금은 그 입법의 목적이나 취지에 충실하게, ‘동성애 처벌법’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동성애 혐오를 바탕으로 이 조항의 의미를, “일반인에게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고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성적 만족행위”로서 동성애 성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판단이, 이러한 법 조항 자체가, 동성애 혐오가 제도화 된 것이라는 것은 명백합니다.

 

이 조항이 적용된 사례들을 보면, 군형법상 ‘추행’죄를 현대 국가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드러냅니다. 휴가 중에 동성 연인이 집에서 성관계를 해도 처벌합니다. 동성애자가 성폭력 피해를 입어도, 너도 성적으로 만족하지 않았느냐며 가해자와 피해자를 똑같이 이 조항으로 처벌합니다.

강제성과 공연성이 없는 성적 접촉을 처벌하는 이러한 법률은, 헌법이 보장하는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함은 물론입니다. 또한 이성애 관계는 문제삼지 않으면서 동성애만 형사처벌을 한다는 점에서 평등권을 침해합니다. 위헌적이고 반인권적이고 비인간적입니다.

수사과정에서의 인권침해도 심각합니다. 성관계에 대한 자세한 묘사 요구, 성소수자에 대한 비하와 비아냥, 회유와 협박은 위법할 뿐만 아니라 인권침해적입니다.

 

지난 2월 17일 인천지방법원은 직권으로 이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습니다. 이 사건 역시 휴가 중 자택에서의 성적 접촉을 포함하여 기소한 사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얼마나 악랄하게, 사회적 소수자인 성소수자를 향해서, 위헌적이고 반인권적인 이 군형법상 ‘추행’죄를 바탕으로 성소수자를 표적을 삼아 탄압하고, 이들이 인권을 짓밟을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1962년 군형법 제정 이후 처음일 정도로 유례가 없습니다. 과거 소도미법이 횡행하던 국가들에서 동성애자를 체포하고 처벌하던 사건이 이렇게 2017년 한국에서 현실화되어 벌어졌습니다. 유엔 자유권위원회가 이 조항을 폐지하라고 권고한 지 1년 4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사건이 벌어졌다는 것은 한국의 인권상황이 얼마나 열악한지를 참담하게 보여줍니다.

 

성소수자를 표적으로 하여 동성애자를 색출하고 위헌적인 군형법상 추행죄를 적용하고 위법 수사를 벌이는 육군을 규탄합니다. 또한 군당국이 현재의 위헌적이고 위법하며 인권침해적인 표적 수사와 동성애자 색출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우리 법률가들은 위헌적이고 위법하며 인권을 탄압하는 이번 사태에 중대한 우려를 표하며, 이 사건에 대한 모든 조치와 지원을 다할 것이며, 군형법상 ‘추행’죄가 폐지될 때까지 함께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