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소송 및 구제, 법·정책 연구, 교육과 연대를 통하여 인권을 옹호하고 실절적인 변화를 이끌어냅니다.

장애인활동지원 부당지급급여 환수처분 취소 심판 제기

글 / 최 현 정

 

사단법인 A는 「장애인활동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활동법’)에 따라 장애인에게 활동지원급여를 제공하는 기관입니다(이하 ‘A기관’). A기관은 2020. 8. 11. 강동구청장으로부터 부당지급급여 500여 만원에 대한 환수처분을 받았습니다(이하 ‘환수처분’). A기관이 장애인활동지원급여 수급자 B씨에게, ‘B씨의 만 65세 생일인 2019. 5. 5.부터 그 다음 달 말일인 2019. 6. 30.까지 장애인활동지원급여를 잘못 제공했다’는 이유입니다. 그동안 장애인권운동단체들은 장애인활동지원급여 수급자격 제한의 문제점과 행정청의 법 집행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해왔는데, 이 사건은 이러한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사건입니다. 이에 A기관은 환수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심판을 제기하기로 결정했고, 희망법은 A기관을 대리하고 있습니다. 사건의 내용과 환수처분의 문제점을 알립니다.

 

 

사건의 개요

 

B씨는 루게릭병(근위축성측삭경화증)으로 인해 현재 와상 상태로 지내는 중증장애인입니다. 루게릭병은 사지의 근력 약화와 근 위축, 사지 마비, 언어 장애, 호흡 기능의 저하 등의 증상이 점차 진행되는 만성 퇴행성 질환입니다. B씨는 2016년 1급 지체장애인으로 등록한 후, A기관으로부터 하루 12~14시간의 활동지원급여를 받아왔습니다.

 

B씨의 만 65세 생일을 한달여 앞둔 2019. 4.경, 국민연금공단은 B씨에게 “만 65세 도래에 따른 노인장기요양보험 전환 안내문”을 보냈습니다. 위 안내문에는 ‘B씨의 생일이 속한 달의 다음달 말일(2019. 6. 30.)로 활동지원 수급자격이 만료되어 활동지원급여를 이용할 수 없다’고 안내되어 있었습니다. 그 후부터는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가 아니라 노인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하라는 것입니다. 노인장기요양서비스 신청에 대한 안내도 있었습니다. 먼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노인장기요양인정을 신청해야 합니다. 신청 후 노인장기요양’등급’을 받으면 노인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등급외’ 판정을 받는 경우에는 노인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고, 장애인활동지원급여를 계속 이용할 수 있습니다. 즉 만65세 이후에도 장애인활동지원급여를 계속 이용하고 싶다면 일단 노인장기요양인정을 신청해서 ‘등급외’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와 노인장기요양제도는 유사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목적이나 급여량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는 사회생활에 대한 지원이 가능한 반면, 노인장기요양서비스는 재가간병만을 지원합니다. 중증장애인의 경우, 장애인활동지원제도에 의하면 하루 최대 14시간의 활동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노인장기요양제도에 의하면 하루 최대 4시간의 재가간병만 받습니다.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위해서는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가 노인장기요양서비스보다 더 적절하며, 장애인 당사자들의 선호도 높습니다.

 

고민 끝에 B씨는 2019. 4.경 노인장기요양인정을 신청했습니다. 노인장기요양서비스를 받고자 한 것이 아니라, 노인장기요양의 ‘등급외’ 판정을 받아 장애인활동지원급여를 계속 받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B씨는 노인장기요양’등급’ 1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의신청을 한 B씨에게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은 이의신청을 해도 소용 없을 것이라고 말했고, 이에 B씨는 더 이상의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안내받은 대로 2019. 6. 30.까지 A기관으로부터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를 제공 받았고, 2019. 7.부터 현재까지는 노인장기요양기관으로부터 노인장기요양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습니다.
강동구청장의 환수처분 대상은 2019. 5. 5.부터 2019. 6. 30.까지 A기관이 B씨에게 제공한 활동지원급여입니다.

 

‘장애인활동지원 만 65세, 현대판 고려장’이라는 문구가 쓰인 팻말  ⓒ비마이너

 

 

환수처분의 위법성과 부당성

 

B씨는 2019. 4.말경 노인장기요양’등급’을 받았지만, 노인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하지는 않았습니다. B씨가 실제로 노인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한 시점은 2019. 7. 이후였습니다.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생일이 속한 다음달의 말일(2019. 6. 30.)까지는 장애인활동지원급여를 받을 수 있다고 안내받았고, 장애인활동지원급여를 받는 편이 급여량이 많아 훨씬 더 유리했기 때문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의 안내는 구 장애인활동법 제12조 제1항 단서(현재 장애인활동법 제12조 제2항)에 근거한 것입니다. 구 장애인활동법 제12조 제1항 단서는 “수급자가 65세가 되는 경우에는 그 해당 월의 다음 월까지 수급자격을 인정한다.”고 규정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동구청장은 B씨가 노인장기요양’등급’을 받은 후 2019. 6. 30.까지 활동지원급여 제공받은 것이 부당지급급여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구 장애인활동법 제12조 제1항 단서에 반하여 위법하고, B씨가 중복수급을 받은 바 없다는 점에서 부당합니다.

 

이 사건에서 강동구청장이 환수처분의 근거로 든 법률조항은 장애인활동법 제35조 제1항 제4호,제12조의2 제4호, 제5조 제2호입니다. 핵심 쟁점은, 만 65세가 되면 장애인활동지원급여의 신청자격을 제한하도록 규정한 제5조 제2호의 해석입니다.
그런데 장애인활동법 제5조 제2호 법문 어디에도, 노인장기요양’등급’을 받는 것만으로 수급자격을 상실한다는 문구는 없습니다. 보건복지부의 <2019 활동지원사업안내>에도 그와 같은 문구는 없습니다. 단지 장애인활동지원급여를 받는 동안 유사한 급여를 ‘중복수급’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만 있을 뿐입니다.
“침익적 행정처분의 근거가 되는 행정법규는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행정처분의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임에도(대법원 2020. 6. 11. 선고 2019두49359 판결 등), 강동구청장은 그 조항을 A기관과 B씨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해석했습니다.

 

그동안 장애인활동지원급여의 신청자격을 규정한 장애인활동법 제5조 제2호는, 장애인의 현실을 외면한 채 그 요건을 엄격하게 제한한다는 점에서 많은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예를 들어, 장애인활동법 제5조 제2호에 의해 그동안 노인성 질병을 가진 장애인은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이에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있었고, 최근 헌법재판소는 마침내 위 법률조항의 관련 부분이 평등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글 보기 – [승소소식] 노인성 질병 장애인의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신청자격 제한은 헌법 위반
또한 장애인활동법 제5조 제2호에 의해 만 65세가 된 장애인은 장애인활동지원급여의 신청자격을 상실했습니다. 이에 따라, 하루 24시간 활동지원이 필요한 장애인도 만 65세가 되면 하루 4시간 간병만 가능한 노인장기요양서비스를 받아야 했습니다. 하루 4시간의 간병서비스로 버티기 어렵다면 시설에 입소하는 것 외에 대안이 없습니다.
관련글 보기– [전장연] ‘현대판 고려장’ : 장애인활동지원 만65세 연령제한 문제와 노인장기요양서비스
비판이 계속되자, 국회는 작년 11월 마침내 장애인활동법 제5조 제2호 단서를 일부 개정했습니다. 개정된 법률에 따르면, 혼자서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장애인으로서 장애인활동지원급여를 받던 사람은 만 65세가 되더라도 장애인활동지원급여를 계속 받을 수 있습니다.
강동구청장의 환수처분은 이러한 흐름에 역행하는 법 해석과 적용으로서 부당합니다.

 

 

마치며

 

이상과 같이 강동구청장의 환수처분은 장애인활동법을 잘못 해석적용한 것으로서 위법하고, 사건의 내용을 살펴볼 때 부당합니다. 장애인활동법의 문제점은 지난 10여년의 운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시정되어 왔습니다. 구태의연한 법 적용∙해석의 잔재가 남지 않도록 행정심판위원회가 현명하게 결정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