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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3, 2015

[칼럼] ‘쉬운 해고’와 소수자

‘쉬운 해고’와 소수자       ‘쉬운 해고’의 문제는 소수자들에게 더 두드러진다. 편견과 혐오의 대상인 소수자는 이 내쳐야 하는 사람의 목록에 쉽게 편입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수자에 대한 차별행위로서의 해고는 위법하기 때문에 이 ‘쉬운 해고’는 차별행위를 위한 우회로가 된다. 당신이 성소수자, 장애인, HIV 감염인, 특정지역 출신, 이주민 등 소수자라면 이 ‘쉬운 해고’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형로펌에서 일하는 잘 나가는 변호사가 있다.   그는 회사에 자신이 동성애자이고 HIV 감염인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있다. 어느 날 동성애혐오적이었던 사용자들은 그 변호사의 정체성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가 맡고 있는 중요한 사건의 서면을 숨겨버린 후 그 분실을 이유로 해고해 버린다.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필라델피아>의 줄거리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이에 대한 감동적인 법정투쟁으로 기억한다. 여기에 짚어보아야 할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이 이야기의 출발이 되는, 해고가 쉬운 고용구조이다.   한국에서 해고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이지만, 적어도 제도적으로는 미국보다 어렵다. 크게 해고는 정리해고, 즉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로서 회사 측의 사정 때문에 이루어지는 해고, 그리고 노동자의 일신상의 사유 또는 잘못한 행위 때문에 이루어지는 해고로 나뉜다. 근로기준법상 노동자 측의 문제로 이루어지는 해고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하는데, 이 ‘정당한 사유’를 법원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라고 해석하면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노동자는 기업에 대해서 약자일 수밖에 없고, 사회안전망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해고는 노동자의 생존권을 곧바로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밀어붙이는 노동구조개편의 핵심 중 하나는 이런 해고의 기준을 완화하자는 것이다.   ‘저성과자’, ‘근무태도불량자’ 역시도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일반해고’를 도입해서 그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근로기준법도 개정하자는 취지이다. 문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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