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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기획_일터괴롭힘 이슈브리핑] 일터 괴롭힘 입법안의 현황(3)

희망법 기업과 인권팀은 일터 괴롭힘에 대한 환기를 위하여 연중 기획으로 일터 괴롭힘 이슈 브리핑을 선보입니다.
앞으로 일터 괴롭힘의 대응 방안, 판례, 입법안 등을 매달 소개할 예정입니다.

 

 

일터 괴롭힘 입법안의 현황(3)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의결된 일터 괴롭힘 관련 개정법률안-

 

 

1. 들어가며

최근 몇 년 사이 일터 괴롭힘 문제가 피해 노동자들의 적극적인 문제제기와 언론보도 등을 통해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터 괴롭힘을 실질적으로 규율할 수 있는 법과 제도가 충분하지 않아, 언론에 크게 보도되며 사회적 관심을 모은 일터 괴롭힘 사건 중 다수가 적절한 해결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제도의 미흡이 문제를 악화시키고 효율적인 해결을 어렵게 하는 것입니다.

다양한 양상으로 발생하는 일터 괴롭힘을 효율적으로 규율하기 위해, 관련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근로기준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법률안을 의결하여 일터 괴롭힘을 법과 제도로 규율하고자 하였습니다. 이하에서는 위 개정법률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고 그 의미와 한계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의결된 개정법률안의 내용

 

가. 「근로기준법」 개정법률안

「근로기준법」 개정법률안은 제 6장의 2 ‘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를 신설하여 직장 내 괴롭힘을 규제하는 내용을 도입하였습니다. 위 법안은 직장내 괴롭힘을 정의하고,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사용자와 노동자 모두를 수범자로 하는 금지의무를 규정하였습니다.

 

제76조의2(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정서적 고통을 주거나 업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하 “직장 내 괴롭힘”이라 한다)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또한 위 법안은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하였을 경우, 사용자의 조치 의무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였습니다.

제76조의3(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치) ① 누구든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그 사실을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다.
② 사용자는 제1항에 따른 신고를 접수하거나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그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
③ 사용자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기간 동안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근로자(이하 “피해근로자등”이라 한다)를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해당 피해근로자등에 대하여 근무장소의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용자는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④ 사용자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피해근로자가 요청하면 근무장소의 변경, 배치전환, 유급휴가의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⑤ 사용자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 근무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용자는 징계 등의 조치를 하기 전에 그 조치에 대하여 피해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⑥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또한 위 법안은 취업규칙의 필수적 기재사항을 개정하여 취업규칙에 직장 내 괴롭힘의 예방 및 발생 시 조치에 대한 사항을 필수적으로 기재하도록 하였습니다.

제93조(취업규칙의 작성ㆍ신고) 상시 1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에 관한 취업규칙을 작성하여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이를 변경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11. 직장 내 괴롭힘의 예방 및 발생 시 조치 등에 관한 사항

 

나. 「산업안전보건법」 및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법률안

「근로기준법」 외에도 「산업안전보건법」 및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도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규정이 포함되었습니다.

「산업재해재상보험법상」 업무상 질병의 인정 기준에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해 발생한 질병이 추가 되었습니다.

제37조(업무상의 재해의 인정 기준)
2. 업무상 질병
① 근로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부상ㆍ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하면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 다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相當因果關係)가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따른 직장 내 괴롭힘, 고객의 폭언 등 업무상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

 

또한 「산업안전보건법」 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기준 마련, 지도·지원을 정부의 책무로 규정하였습니다.

제4조(정부의 책무) ① 정부는 제1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성실히 이행할 책무를 진다.
10. 「근로기준법」제76조의2에 따른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을 위한 조치기준 마련, 지도 및 지원

위 각 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의 의결을 거쳐 시행된다면,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노동자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길이 보다 넓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3. 위 개정법률안에 대한 평가

 

직장 내 괴롭힘의 개념과 금지 의무가 사업장 내 혹은 지자체의 규범으로 일부 도입된 바는 있었으나 이와 같이 법률에 직장 내 괴롭힘이 도입된 것은 최초의 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또한 산재인정과 관련하여 보면, 기존에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산재가 인정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법률에 인정기준이 명시적으로 규율되는 것은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한 산재 인정범위를 넓히는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위 개정법률안에 부족한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근로기준법에 직장내 괴롭힘의 금지를 규정하다보니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예컨대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프리랜서)는 본법이 적용되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소규모 영세사업장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많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4인 이하 사업장에 해당 규정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별도의 하위 법령 개정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또한 무엇보다도 이 개정법률안의 가장 큰 문제는 직장 내 괴롭힘 사업장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개입가능성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입니다. 본 법안은 「남녀고용평등법」상 성희롱에 대한 규제방식을 그대로 차용하여 왔지만 그 위반의 효과에 대한 조항은 일부만을 가지고 왔습니다.

본 개정법률안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한 사업장에서 사용자가 처벌되는 것은 사용자가 신고한 노동자 또는 피해 근로자에게 불이익 조치를 하였을 경우뿐입니다. 사용자의 의무조항들(사실조사의무, 징계의무)은 규정되어 있지만 위반 시의 처벌·과태료 부과 근거 규정이 없습니다. 처벌·과태료 부과의 근거 규정이 없다는 것은 이에 대한 규제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위 각 개정법률안에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을 위한 교육관 관련한 직접적인 의무규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은 위계적인 조직문화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으므로 법과 제도가 실질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규율하려면 이를 가능케 하는 직장 내 조직 문화와 규범, 권력관계를 인식하고 이를 문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이는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것만이 아니라, 사용자에게 노동자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보호할 의무를 부여하여 함께 책임을 지도록 하거나 예방교육을 의무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가능하므로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정책·입법적인 노력이 여전히 필요할 것입니다.

 

4. 나가며

노동자들이 일상적으로 겪고 있는 심각한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해서는 직장 내 괴롭힘을 실질적으로 규율할 수 있는 법과 제도의 도입이 시급합니다.  그런데  현재 일부 국회의원들의 반대로 위 개정법률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관련법과 제도가 마련된다고 해도 직장 내 괴롭힘을 가능케 하는 일터의 민주주의 부재, 일터에 존재하는 위계적 권력관계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직장 내 괴롭힘을 규율하는 법과 제도를 마련한다는 것은 피해 노동자의 구제에 기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이 개인의 인성의 문제나 사적 갈등의 문제가 아니라 보편적인 노동관계의 문제로 인식되도록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그러한 법과 제도는 일터가 어떤 곳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선언한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사진출처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