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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활동지원 부당지급급여 환수처분 취소 심판 제기

글 / 최 현 정   사단법인 A는 「장애인활동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활동법’)에 따라 장애인에게 활동지원급여를 제공하는 기관입니다(이하 ‘A기관’). A기관은 2020. 8. 11. 강동구청장으로부터 부당지급급여 500여 만원에 대한 환수처분을 받았습니다(이하 ‘환수처분’). A기관이 장애인활동지원급여 수급자 B씨에게, ‘B씨의 만 65세 생일인 2019. 5. 5.부터 그 다음 달 말일인 2019. 6. 30.까지 장애인활동지원급여를 잘못 제공했다’는 이유입니다. 그동안 장애인권운동단체들은 장애인활동지원급여 수급자격 제한의 문제점과 행정청의 법 집행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해왔는데, 이 사건은 이러한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사건입니다. 이에 A기관은 환수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심판을 제기하기로 결정했고, 희망법은 A기관을 대리하고 있습니다. 사건의 내용과 환수처분의 문제점을 알립니다.     사건의 개요   B씨는 루게릭병(근위축성측삭경화증)으로 인해 현재 와상 상태로 지내는 중증장애인입니다. 루게릭병은 사지의 근력 약화와 근 위축, 사지 마비, 언어 장애, 호흡 기능의 저하 등의 증상이 점차 진행되는 만성 퇴행성 질환입니다. B씨는 2016년 1급 지체장애인으로 등록한 후, A기관으로부터 하루 12~14시간의 활동지원급여를 받아왔습니다.   B씨의 만 65세 생일을 한달여 앞둔 2019. 4.경, 국민연금공단은 B씨에게 “만 65세 도래에 따른 노인장기요양보험 전환 안내문”을 보냈습니다. 위 안내문에는 ‘B씨의 생일이 속한 달의 다음달 말일(2019. 6. 30.)로 활동지원 수급자격이 만료되어 활동지원급여를 이용할 수 없다’고 안내되어 있었습니다. 그 후부터는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가 아니라 노인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하라는 것입니다. 노인장기요양서비스 신청에 대한 안내도 있었습니다. 먼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노인장기요양인정을 신청해야 합니다. 신청 후 노인장기요양’등급’을 받으면 노인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등급외’ 판정을 받는 경우에는 노인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고, 장애인활동지원급여를 계속 이용할 수 있습니다. 즉 만65세 이후에도 장애인활동지원급여를 계속 이용하고 싶다면 일단 노인장기요양인정을 신청해서 ‘등급외’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와 노인장기요양제도는 유사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목적이나 급여량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는 사회생활에 대한 지원이 가능한 반면, 노인장기요양서비스는 재가간병만을 지원합니다. 중증장애인의 경우, 장애인활동지원제도에 의하면 하루 최대 14시간의 활동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노인장기요양제도에 의하면 하루 최대 4시간의 재가간병만 받습니다.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위해서는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가 노인장기요양서비스보다 더 적절하며, 장애인 당사자들의 선호도 높습니다.   고민 끝에 B씨는 2019. 4.경 노인장기요양인정을 신청했습니다. 노인장기요양서비스를 받고자 한 것이 아니라, 노인장기요양의 ‘등급외’ 판정을 받아 장애인활동지원급여를 계속 받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B씨는 노인장기요양’등급’ 1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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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인에게 장애 관련 질문은 차별, 불합격처분취소 소송 제기

글 / 최 현 정   사안의 개요 원고 A씨는 양극성 장애가 있는 정신장애인입니다. A씨의 경우 심하지 않은 조증과 우울증이 번갈아 나타나는 특성을 보이는데, 현재 정신과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하면서 안정적으로 일상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A씨는 지난해 제1회 경기도 화성시 지방공무원 공개경쟁 임용시험 9급 일반행정 장애인 구분모집에 지원했습니다. A씨는 우수한 성적으로 필기시험에 합격했고, 해당 직렬의 유일한 필기시험 합격자였습니다. 해당 직렬은 최종적으로 9명을 선발할 예정이었습니다. 면접시험은 ‘우수’, ‘보통’, ‘미흡’의 3등급으로 평가합니다. ‘우수’ 등급을 받으면 필기시험 성적과 관계없이 합격하고, ‘보통’ 등급을 받으면 필기시험 성적 순대로 합격하며, ‘미흡’ 등급을 받으면 필기시험 성적과 무관하게 불합격합니다. A씨의 경우 해당 직렬의 유일한 필기시험 합격자였기 때문에, 면접시험에서 ‘보통’ 이상의 등급을 받으면 최종 합격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최초 면접시험에서 면접위원들은 A씨에게 ‘장애 유형이 무엇인지, 그것이 어떤 장애인지, 그런 유형의 장애도 장애 등록이 되는지, (원고가 자신의 단점을 ‘잠이 많은 것’이라고 대답하자) 잠이 많은 이유가 (정신과) 약을 먹거나 (정신) 질환 때문인지’ 등 여러 차례 장애 관련 질문을 했습니다. A씨는 최초 면접시험에서 ‘미흡’ 등급을 받아 추가 면접시험을 치르게 되었으나, 추가 면접시험에서도 ‘미흡’ 등급을 받아 최종 불합격했습니다.   지난 12월 16일 광화문광장에서는 공무원 채용 면접시험에서 정신장애인에게 장애 관련 질문을 한 끝에 탈락시킨 지자체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비마이너   A씨에 대한 불합격처분의 위법성 A씨에 대한 장애 관련 질문과 ‘미흡’ 평정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로서 위법하고, 이를 기초로 한 불합격처분도 위법합니다. 공무원 임용 면접시험에서 응시자의 능력이나 적격성 등에 대한 판단은 면접위원의 자유재량에 속하는 것이지만(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8두8970 판결), 자유재량의 경우에도 스스로 지켜야 할 한계가 있고, 그 한계는 법의 규정, 관습법, 조리에 의하여 정해지며, 이를 벗어난 재량권의 행사는 위법합니다(대법원 1985. 2. 26. 선고 84누588 판결).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사용자는 모집, 채용에 있어 장애인을 차별하여서는 안 됩니다(제10조). 장애인을 장애를 사유로 정당한 사유 없이 제한, 배제, 분리, 거부 등에 의하여 불리하게 대하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로서 금지됩니다(같은 법 제4조 제1항). 장애인 응시자에게 장애 관련 질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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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번째, 그리고 ‘첫’ 정기총회

글 / 김 광 민 지난 1월 18일. 기상청 예보대로 밤사이 한껏 무거워진 구름이 몰려들더니 눈이 한참을 내려 쌓였습니다. 출근길 정체가 평소보다 심해질까 마음이 조급해졌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총회가 온라인으로 개최되니 날씨가 문제가 되지는 않겠구나’ 안도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네, 이날이 희망법의 열 번째 총회가 개최된 날입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정기총회이기도 했습니다. 2020년은 내내 회원님들을 직접 만나뵙지 못했는데, 새해 첫 행사인 정기총회마저 온라인으로 개최하는 것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 예방 역시 너무나 중요하기에 희망법으로서는 처음으로 ‘비대면 총회’를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온라인 총회 개최 준비는 생각보다 낯선 과정이었습니다. 장소 준비나, 인쇄물 관련 업무 그리고 간식 준비 같은 일이 없으니 한결 수월할 것 같았지만 오히려 그 반대였습니다. 온라인 환경에 새로 익숙해져야 하는데다, 보다 꼼꼼해야 하는 큐시트, 참가자를 위한 안내와 자료 준비 등에 신경이 많이 쓰였기 때문입니다. 리허설을 두 번 진행하며 구성원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과 정확한 순서를 익혀두었습니다. 의장인 김두나 변호사가 전체 진행을 이끌고, 각 부서의 순서에 따라 담당자의 발표가 매끄럽게 진행되도록 연습했습니다. 또 화면 전환, 화면 캡처, 대화창 관리, 자료 제공, 배경화면 활용, 음악 등 기술적인 부분도 꼼꼼하게 점검했습니다. 사전 공지를 통해 신청을 하신 분들께 18일 당일 정오에 참여용 링크를 보냈습니다. 온라인으로 개최를 하면 어디에 있든 참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전에 참여 신청을 하거나 링크를 전달받아야만 하는 절차에 불편함이나 까다로움을 느끼는 분이 계실 듯하여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또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반감되고, 개인적인 공간에서 참여할 경우 불편할 수 있다는 점도 고민이 되었습니다. 이런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공식 배경화면을 제공하거나, 원하는 경우 화면을 끄고 참석하실 수 있음을 공지해드리는 것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제10차 정기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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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희망법(2020년 12월)

2020년 12월, 희망법의 다양한 활동을 사진으로 소개합니다.   12월 1일 김재왕 변호사는 ‘장애인의 이동권과 중증장애인의 노동권 보장 그리고 무장애 도시’를 주제로 개최된 <춘천시 장애 포럼>에 참석했습니다.   16일 장애인권팀은 공무원 채용 면접시험에서 장애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장애를 이유로 장애인을 탈락시킨 지자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했습니다.   16일 김동현 변호사는 JTBC 앞에서 ‘노동시간 제한 없는 3개월 탄력근로제는 근로기준법 위반’을 주장하는 1인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21일 희망법은 ‘2020년 1년간의 업무와 생활’을 주제로 <겨울 워크숍>을 개최했습니다. 구성원 전원이 온라인으로 참석했습니다.

2021 겨울 실무수습이 시작되었습니다

전국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2021 겨울 실무수습 활동이 이번주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실무수습은 모두 5명의 로스쿨 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1월 11일부터 2월 5일까지 4주에 걸쳐 진행됩니다. 학생들은 이 기간 동안 희망법의 주요 활동분야와 관련한 강의에 참여하며, 공익재판 참관, 공익인권법 연구, 인권단체 및 활동 현장 방문 등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됩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예년과 달리 온라인을 통한 강의 진행 등 가급적 비대면 상황에서 실무수습을 진행하게 됩니다. 비록 비대면 활동이 많아졌지만, 이번 실무수습을 통해 앞으로의 학업와 활동에 좋은 경험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위 사진은 지난 1월 14일 한 재판을 방청하고 기념하여 찍은 사진이며, 아래는 줌(zoom)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진행되는 강의 모습을 캡쳐한 것입니다.

[승소소식] 노인성 질병 장애인의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신청자격 제한은 헌법 위반

글 / 김 재 왕   지난 23일 헌법재판소는 노인성 질병이 있는 장애인이 노인장기요양서비스를 받았다는 이유로 활동지원 서비스 신청 자격을 제한하는 「장애인활동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활동법’) 제5조 제2호는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헌법재판소 2020. 12. 23. 선고 2017헌가22, 2019헌가2(병합) 결정). 희망법도 참여한 이 소송 내용을 소개합니다.     장애인활동법 제5조 제2호는 어떤 문제가 있었을까요? 장애인활동지원제도는 신체적·정신적 장애 등의 사유로 혼자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장애인에게 활동지원사를 제공하고 활동지원사가 받는 임금의 일부를 국가가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이에 따라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은 활동지원사로부터 옷 벗고 입기, 세수, 이동 등 일상생활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활동지원제도가 없었을 때는 활동지원을 장애인의 가족이 부담해야 했고, 부담할 가족이 없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시설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이 사건 당사자 황아무개 씨는 거동이 어렵지만, 시인이자 화가이고 이웃과 교류하며 자유롭고 존엄하게 살아가고 싶은 50대 장애 여성입니다. 황 씨는 2010년 병원의 동료 환자를 통해 노인장기요양서비스를 신청하여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4시간의 재가(가사 간병)급여를 받았습니다. 그러다가 2016년에서야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최대 하루 14-5시간, 사회활동까지 지원)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해 여름 광주광역시 북구청에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를 신청하였으나 거부되었습니다. 장애인활동법 제5조 제2호가 노인장기요양서비스를 받고 있는 경우는 신청 자격이 없다고 규정하였기 때문입니다. 황 씨 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노인장기요양서비스를 받은 적이 있다는 이유로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장애인이 약 3만 명가량 되었습니다.   2020년 6월 11일 ‘장애인활동지원법 제5조 제2호’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공개변론에 참여한 대리인단과 활동가들의 단체사진   노인장기요양서비스가 아니라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가 꼭 필요한가요? 심판 과정에서 보건복지부는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가 아니라도 노인장기요양서비스와 다른 복지 제도로 황 씨와 같은 장애인을 지원할 수 있으므로,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하여 황 씨와 같은 장애인의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신청자격을 제한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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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포기하는 사람 속출… 이거 정말 ‘권리’ 맞나요?

국민이라면 누구나 법안을 제안할 수 있도록 도입한 국회 ‘국민동의청원’. 실제로 해보니 문턱은 높고 또 좁았습니다. 국민동의청원이 그 이름값을 할 수 있도록 시민단체들이 제도의 문제점을 공론화하고 개선 방안을 제안합니다. [국민동의청원이 왜 이래]라는 제목으로 단체들의 연속 기고가 연재됩니다. 두번째 기고글로서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 함께 하는 박한희 변호사의 글을 전합니다. ✽지난 연재글 보기 : 국회 국민동의청원의 ‘불편한 진실’    글 / 박 한 희   지난 7월 3일, 포괄적 차별금지법 입법 촉구에 관한 국민동의청원이 올라왔다. 평등한 세상을 바라는 한 시민이 연 청원이었다. 당시는 6월 29일 차별금지법안 발의, 30일 국가인권위원회의 평등법 제정 의견표명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나오던 시기였다. 따라서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국회가 한층 더 적극적으로 차별금지법 추진에 나설 수 있도록 위 청원에 힘을 실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하여 청원이 마무리되는 8월 1일까지 “시민이 나섰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국민동의청원” 캠페인이 진행됐다.   자꾸만 길어져만 간 안내글 캠페인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SNS 등을 통해 청원 링크를 전달하고 참여를 독려하면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시작과 동시에 여러 문제가 터져 나왔다. 일단 청원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휴대폰 인증 또는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 회원가입을 위해서도 역시 휴대폰 인증을 해야 하니 스마트폰이 없는 사람은 참여를 못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아이러니한 것은 막상 휴대폰을 통해 청원링크에 접속하고 참여를 진행하려면 팝업창이 뜨지 않거나 링크가 안 넘어가는 문제들이 발생한 것이다. 특히 아이폰의 경우 기본 브라우저인 사파리 어플리케이션에서 팝업 설정을 해제해야만 인증이 가능하여 기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몇 차례 시도하다 포기하는 일들이 속출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SNS의 종류에 따라 링크 접속 자체가 안 되는 경우도 있었다. 가령 페이스북에서 공유된 링크를 휴대폰으로 바로 연결할 경우 역시 본인인증이 제대로 되지 않아 추가적인 절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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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자 윤OO 성폭력 사건 무죄 확정 판결의 문제점

글 / 김 두 나, 최 현 정   지난 11월 26일, 대법원 제1부(주심 : 김선수)는 건설업자 윤00의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강간등치상) 혐의에 대한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구성요건적 사실에 대한 피해자 진술이 일관되다는 점을 심리하지 않은 채, 공소사실과 무관한 다른 이유들(‘피해자답지 않다’)을 들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했습니다. 또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성폭력 사건에서 가해자의 지배 양상 및 피해자의 반응 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이는 성폭력 사건을 심리함에 있어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대법원의 기존 판시에 어긋나는 위법한 판단입니다. 공소시효 완성에 대한 판단도 문제지만,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고 구성요건적 사실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다고 본 판단의 이유가 문제의 핵심이기 때문에, 이를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사안의 개요 이 사건의 피해자는 피해 당시 20대 후반으로 연극 배우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2006. 여름경 윤00(이하 ‘피고인’)의 제안으로 처음 별장에 갔을 때 수차례 강간 피해를 당했고, 사과를 받기 위해 두 번째 별장에 갔을 때 강간에 더하여 동영상 촬영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후 피고인은 동영상의 존재, 당시 이미 고위직 검사였던 김00(전 법무부차관)와의 친분을 이용하여 협박하거나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신체적 위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하면서, 피해자에게 수시로 ‘성접대’를 강요하였습니다. 2006. 10.경에는 피해자를 오피스텔에 입주하게 했고, 그 이후 피해자에 대한 감시와 통제, 성관계 강요는 더욱 빈번해졌습니다.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종종 폭행, 협박, 강간 당하거나 흉기로 위협을 받으면서, 점차 피고인으로부터 벗어날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2008. 2.경 오피스텔에서 나온 후에도 피고인과 김00가 두려웠던 피해자는 피해사실을 신고하지 못했습니다. 2012년 말경, 이른바 ‘김00 동영상’이 발견된 후 경찰 수사가 시작되었고, 다른 피해자의 제보로 이 사건의 피해자도 조사를 받았습니다.그러나 검찰은 2013. 11.경 피고인의 강요, 동영상촬영, 김00의 성폭력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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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폐지 향한 목소리 위축시키는 수사, 즉각 중단해야

글 / 김 두 나   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는 낙태한 여성과 낙태 시술을 한 의사를 처벌하는 형법 조항들(형법 제269조 제1항, 제270조 제1항 ‘의사’에 관한 부분, 이하 ‘낙태죄 조항’)이 모두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입법자에게 2020년 12월 31일까지 위 조항을 개정입법하라는 의무를 부여했습니다(헌법재판소 2019. 4. 11. 선고 2017헌바127 결정). 위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28개 여성·시민·사회단체의 연합체인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이하 ‘모낙폐’)은 여러 차례 성명을 발표하여 임신과 출산, 임신중지가 공공의료체계에서 안전하게 보장되려면 기본적으로 임신중지를 비범죄화하는 방향으로 개정입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위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1년 6개월이 지나도록 정부는 입법 방향에 대해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고 의견 수렴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지난 9월경, 정부가 형법상 낙태죄를 폐지하지 않고 주 수에 따른 처벌조항을 존속시키는 방향을 법 개정을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습니다. 그리고 10월 7일, 법무부와 보건복지부는 결국 기존 낙태죄 조항을 그대로 둔 채, 기간이나 사유에 따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정부 개정안은 헌법재판소 결정취지에 반하여 낙태죄를 사실상 부활시킨다고 볼 수 있는 안으로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재생산건강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법안입니다. 이에 모낙폐는 9월 28일과 10월 8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 개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재생산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마련하라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이 개최한 청와대 앞 기자회견 모습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그런데 위 기자회견 개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맡았던 모낙폐 활동가들은 수사기관으로부터 출석요구서를 받았습니다. 모낙폐가 개최한 기자회견이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이하 ‘집시법’) 위반한 ‘미신고 집회’라면서 위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본 활동가들을 집시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모낙폐가 개최한 기자회견은 집시법상 사전 신고를 해야 하는 집회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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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자들의 적극적 집회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소수자들의 적극적 집회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 국가인권위원회의 경찰에 성소수자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실효적 대책을 마련하라는 의견표명에 부쳐     글 / 박 한 희   지난 10월 26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인천지방경찰청에게 성소수자의 적법한 집회를 최대한 보장하고, 제3자의 집회 방해로 집회의 자유가 제한되지 않도록 실효적인 대책을 마련하라는 의견 표명을 했습니다. 인권위의 의견표명은 희망법 김동현, 류민희, 박한희 변호사가 함께 참여하고 있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인천퀴어문화축제 법률지원단의 진정 결과 이루어진 것입니다. 2019년 법률지원단은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 당시 경찰이 충분한 사전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현장에서 오히려 반성소수자 단체들의 의견을 전달함으로써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의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였음을 이유로 인권위 진정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 자세한 내용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인천퀴어문화축제 법률지원단에서의 활동 보고 참조 이에 대해 인권위는 경찰의 대처에 일부 미흡한 점은 있으나 이것이 집회의 자유에 대한 보호의무를 다하지 못해 인권침해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여 진정 자체는 기각했습니다. 다만 계속해서 성소수자 집회에 대한 조직적 방해가 이어지는 상황에 우려를 표하며, 국가의 적극적인 보호의무가 요구된다 하여 위와 같이 의견표명을 했습니다. 특히 인권위는 “성소수자의 합법적인 집회에 대하여 국가가 적극적인 보호의무를 실현할 의지를 명확하게 천명하지 않는다면, 예상을 뛰어 넘는 반대세력의 규모와 조직적 방해행위는 향후 더욱 커질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향후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와 맞물려 보다 강경한 다수 집단의 폭력적인 집해방해행위로 악화될 것이 자명하다”고 의견표명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인권위도 지적했다시피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이어진 퀴어문화축제에서 반성소수자단체들은 조직적으로 집회방해, 증오범죄를 하고 있고 그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상황입니다. 그렇기에 비록 진정 자체의 기각은 유감이지만 인권위가 이와 같은 의견표명을 한 것은 의의있다 할 것입니다. 헌법 제21조가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는 단지 국가로부터 집회를 방해받을 자유만이 아니라 혐오와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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