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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시위의 자유

유서대필 조작사건 가해자들의 책임을 묻는 소송의 항소심 선고가 31일에 열립니다.

서선영 변호사 1991년 집회에 나섰던 대학생이 경찰(백골단)의 쇠파이프에 맞아 사망한 후 많은 열사들이 정권타도를 외치며 분신을 했습니다. 전국적으로 불타오른 저항의 목소리를 잠재우고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당시 노태우 정권은 소위 ‘유서대필’ 사건을 만들어냈습니다. 동료의 유서를 대신 써주며 분신자살하는 것을 도와줬다는 것이었습니다. 정권에 대한 분노는 동료를 죽음으로까지 몰고가는 비정하고 파렴치한 운동권에 대한 환멸과 냉소로 바뀌어갔고 정권의 반전카드로 호출된 희생자인 강기훈 씨는 24년 동안 유서대필범라는 굴레를 짊어지고 살아야 했습니다. 2015년 재심은 유서는 김기설(분신하신 분)이 쓴 것이 맞고, 강기훈이 쓴 것이 아니라고 하며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당시 검사와 국과수는 강기훈 씨가 유서대필범이라는 결론을 이미 내려놓고 끼워맞추기식으로 몰아갔습니다. 검사들은 육안으로 보기에도 유서와 비슷해보이는 김기설의 필적을 그가 근무했던 군부대에서 입수하고도 관련 기록을 남기지 않고 책상 속에 은폐했습니다. 또 검사들은 강기훈 씨를 조사하면서 잠을 재우지 않았고 ‘천장에 매달아 공사를 하겠다’고 협박했으며, 말을 하지 않으면 어머니와 여자친구를 언급하며 ‘주변사람들 족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참고인들이 줄줄이 검찰로 소환되었는데 원하는 진술을 하지 않으면 검사가 수사관들에게 “정신 좀 차리게 해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 바로 폭행이 난무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게다가 김기설의 필적이 맞다고 진술했는데 조서에는 김기설의 필적을 정확히 모른다고 기록되어 있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자술서를 쓰라고 강요당했다는 증언도, 진실을 왜곡하고 조작하는 갖가지 수법들이 동원되었다는 증언들도 차고 넘칩니다. 뿐만 아닙니다. 당시 검사들은 교묘하게 국과수 감정결과가 허위로 나올 수 있도록 필적 감정을 의뢰했고, 또 국과수 감정인은 이에 적극적으로 부응했습니다. 언론플레이를 통해 당시 뉴스를 본 사람은 그 누구도 강기훈 씨가 유서대필범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게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이 사건이 만들어진 실체입니다. 당시 조작에 가담한 검사와 국과수 감정인,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1심에서는 국과수 감정인과 국가의 배상책임만 인정했을 뿐, 사건의 기획과 실행을 담당한 검사들의 책임은 부인했습니다. 1991년 정국을 뒤흔든 조작사건을 단지 국과수 감정인의 허위감정의 문제로 축소시켜버렸습니다. 법리적으로도 옳지 않고 부정의한 판결입니다. 이에 강기훈 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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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폭력의 희생자와 시민들에게 국가가 더 이상 스스로를 피해자로 주장하지 않기를 바라며

서선영 변호사 손해배상 책임에는 ‘채무불이행 책임’과 ‘불법행위 책임’이 있다. 전자는 계약관계에서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책임을 지는 것이다. 후자는 그런 계약 관계 없이 타인에게 위법행위를 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 것이다. 후자인 불법행위 책임은 민법 제750조에서 규정하고 있다(“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한번만 더 반복해서 말하면 불법행위 손해배상은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하라고 청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국가(대한민국)가 스스로 피해자임을 주장하며 시민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집회 참가자와 주최자들을 상대로 한 소송이다. 백남기 농민을 물대포로 조준사격하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 2015년 민중총궐기의 대한민국, 세월호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민들과 유족들을 차벽으로 둘러쌌던 2015년 세월호 집회에서의 대한민국, 지상보다 하늘이 더 가까운 85호 크레인에서 수백일을 버티던 김진숙 위원을 만나러 간 사람들에게 최루액을 쏘아댄 2011년 희망버스 집회의 대한민국, 헬기와 불법무기들로 노동자들을 집단 구타하던 2009년 쌍용차 진압현장에서의 대한민국, 매일 수천에서 수만명이 참가하던 집회 참가자들을 군홧발로 밟고 곤봉으로 내려쳤던 2008년 촛불집회의 대한민국. 이 대한민국이 이들 집회의 주최자와 참가자들을 상대로 국가가 피해자라며 수천에서 수억에 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기교적으로 악용하는 대표적 사례를 든다면, 이런 손해배상 소송을 들고 싶다. 집회는 모두 그 시기의 국민의 저항을 목소리를 담고 있었다. 이슈에 대한 찬반을 떠나 정치체의 문제가 거리에서 쏟아져나온 것이 이런 집회이다. 정부와 집회측과의 관계는 단순히 사적 개인들간의 관계가 아니라 기본권 수범자와 기본권 주체와의 관계이다. 집회라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작동 과정이다. 그런데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위임된 권력을 행사하는 국가가 국민에 대해 순수한 ‘타인’이 되어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국가라는 정치체의 책임과 맞지 않다. 집회라는 것은 민주주의의 불가결한 요소인데, 이런 소송은 민주주의 사회의 본질인 갈등을 불온시하고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국민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것이다. 또한 소송을 제기하는 순간 원고–피고의 틀로 문제가 구조화되기 때문에 물대포를 쏘고 차벽으로 막아서며 곤봉을 휘둘렀던 경찰이 마치 무력한 개인이었던 것처럼 피해자화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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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소식> “집회참가자에 대한 일반교통방해죄에 대해 6년만에 무죄가 확정되었습니다”

서선영 변호사 2011년 기소. 2017년 무죄 확정   2011년 8월 집회 참가를 참가해서 행진했다는 이유로 2건의 일반교통방해죄(2011. 8. 20. 노동자대회‧시국대회, 2011. 8. 27. 4차 희망버스)로 기소된 피고인에 대한 무죄판결이 지난 2월 28일 확정되었습니다(대법원 2. 28. 선고 2017도12971 판결). 이 사건은 1심, 2심에서 계속 무죄가 선고되었었는데 검사측이 끝까지 상고를 제기해서 이제야 무죄가 최종적으로 확정되었습니다.   집회 참가자에 대한 일반교통방해의 공동정범성을 부정   단지 집회에 참가해서 행진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많은 사람들이 일반교통방해죄로 처벌을 받아왔습니다. 주최측이 집회를 신고하지 않았거나 신고를 했더라도 경찰로부터 금지나 제한통고를 받은 경우, 집회에 있었던 사람 모두를 일반교통방해의 공동정범으로 평가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집회 참가자들은 본인이 참여한 집회가 신고되었는지 또는 경찰이 집회에 대해 제한을 했는지 알지 못한 상태에서 행진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참가자들이 좌우할 수 없고, 탐지해야 할 의무도 없는 사정으로 처벌을 받는다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형벌의 예측가능성이라는 대원칙에도 어긋난다는 비판이 계속 제기되었고 최근에는 집회 단순참가자에게 무죄가 선고되는 판결들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교통방해를 유발하는 직접적인 행위를 하였거나 시위 주도자등과 의사연락이 없었다면 공모공동정범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법리입니다.   이 사건의 경우 검사가 제출한 객관적 증거는, 피고인이 인도에 있는지 도로에 있는지도 불분명한 상태로 집회 참가자들과 함께 있는 사진 하나뿐이었습니다. 1심과 2심 모두 피고인의 공모공동정범성을 부정하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검사측은 끝까지 상고를 제기하며 당초 신고된 범위와 달리 행진을 했다면 참가자들 모두 일반교통방해죄를 구성한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다행히 대법원은 검사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무죄가 확정된 사안입니다.   집회 참가자의 행진을 범죄화하는 일반교통방해죄 수사와 기소가 더 이상 없기를 바라며   그러나 이 사건처럼 집회 참가자이고 평화적으로 행진을 했을 뿐인 사안에서 어떤 경우는 최근에 유죄가 확정되기도 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집회(시위)의 전형적 모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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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법 생각]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집시법’) 개정논의와 관련한 여러 생각들

  서선영 변호사   1. 작년 9월 경찰개혁위원회에서는 ‘집회시위의 자유 보장’에 관한 권고안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평화적 집회를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집회 시위에 관한 패러다임을 바꾸고 신고절차 개선, 금지통고 기준 명확화, 해산과 대응절차 개선 등을 권고했고 경찰청은 이에 대해 모든 권고사항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2017. 9. 7. 경찰 발표). 지난주(2018. 1. 26.)에는 경찰청과 진선미 국회의원실 공동주최로 ‘집회의 자유 보장을 위한 집시법 개정 세미나’가 열렸다. 집시법 개정과 관련한 논의가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토론회는 주로 현행 집시법의 ‘신고제’를 어떻게 개정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논의가 되었다. 하지만 현행 집시법은 집회 보장보다는 규제 위주로 각 조항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몇 개 조항만을 단편적으로 바꿔서는 집회의 자유 보장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제대로 구현할 수 없다.     2. 현행 집시법은 제1조(목적)부터 제26조(과태료)까지 총 26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 조항에 죄형법정주의 위배, 집회의 자유 헌법원칙 위배 등 쟁점이 있다. 우선 제 1조 목적조항 부터가 문제이다. 헌법재판소가 “헌법은 집회의 자유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함으로써, 평화적 집회 그 자체는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위험이나 침해로서 평가되어서는 아니되며”(헌재 2003. 10. 30. 결정, 2000헌바67)라고 결정한 것이 15년 전이다. 그렇지만 “광화문 광장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것 자체만으로 공안에 위협이 된다” (2015년 경찰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신명 경찰청장의 발언. 2015. 12. 21. 한겨레 신문), “경찰, ‘민중총궐기’ 평화집회라도 불법일 땐 전원체포”(2016. 2. 26, 연합뉴스)라는 위헌적 발언들이 경찰의 공식적 입장으로 쏟아져 나왔다. 헌재의 결정취지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발언들이 왜 이렇게 공공연하고 당연하게 나올 수 있었을까. 여러 가지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지만 집시법 제1조도 이런 발언들의 강력한 지지기반이었다. 집시법 제1조(목적)는 “이 법은 적법한 집회 및 시위를 최대한 보장하고 위법한 시위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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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위자일 가능성 농후”… 경찰 마음 설명서

[경찰청장에게 고함 – 인권경찰의 조건②] 집회 탄압 관련자 책임지고, 손배소 철회 등의 조치 필요   … 중략 … 경찰에게 집회는 그저 ‘범죄’일 뿐이었다 “집회참가자들인지, 일반 시민들인지 여부는 사실 구분하기가 조금 힘들지 않을까요.” “불법행위자는 거의 대부분이 아마 경찰관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선 보자마자 ‘야 이 새끼야 길 비켜’ 바로 반말부터 들어갑니다. 그리고 무조건 ‘청와대 주변이 내 집이다. 내 집인데 네가 뭔데 막느냐’ 그리고 몸싸움을 시도합니다. ‘너 이름이 뭐야? 내가 소송하겠어.'(…) 보통 이렇게 강력하게 하고 몸싸움을 하고 욕을 하고 단체로 몰려와서, 사복을 입고 있더라도(…) 그럴 경우 시위자일 가능성이 매우 농후합니다. 그래서 그 경우에는 실무적으로 그렇게 차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015년 4월 18일 세월호 1주기 집회에 참가해서 도로를 행진했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일반교통방해죄라는 죄명으로 기소되었다. 위의 발언은 이날 경찰의 공권력 행사가 적법했는가를 확인하기 위해 변호인들이 증인으로 신청한 경찰관의 증언내용이다. 이 증언에는 경찰이 집회 참가자들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지가 함축적으로 담겨있다. 질문을 한 사람은 ‘집회 참가자’가 일반시민과 어떻게 구분되는지 물었지만 경찰은 집회 참가자라고 대답하지 않고 ‘불법행위자’라고 지칭했다. 이 불법행위자들은 반말하고 무조건 몸싸움을 시도하고 소송을 하겠다고 하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과는 구분된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은 통행을 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금 이해가 되었다. 내가 차단당했던 이유들이. 서울 시내에서 시위가 있던 날, 나는 경복궁에서 북쪽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집으로 가기 위해서는 경찰이 인도까지 차단하고 있는 곳을 통과해서 버스를 타야 했다. 경찰은 몇몇 사람을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확인하고 통과를 시켜주었다. 그러나 나는 통과시켜 주지 않았다. 그때는 왜 유독 나만 못 가게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다른 사람을 따라서 조그만 틈을 통해 버스정류장으로 가려고 시도하자, 바로 내 앞에서 “저 사람 못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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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인권경찰로 거듭나겠다는 경찰에게!

지난 5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과의 수사권 조정이라는 현안이 걸려있는 경찰에 ‘인권침해’ 이미지를 불식시킬 방안을 마련하라는 ‘숙제’를 던져주자 바로 다음 날부터 경찰은 인권 친화적 경찰을 구현하겠다며 다양한 방안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경찰청 인권보호담당관은 “앞으로 집회 현장에 경찰력, 살수차, 차벽을 배치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경찰청은 “인권 친화적 인식과 태도로 집회시위 대응방식을 전환하겠다”고 국정기획위원회에 보고했다. 살수차운용지침과 채증활동규칙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기사도 이어졌다. 언론을 통해 잇따라 보도되고 있는 ‘인권경찰’로 거듭나겠다는 태도가 의심스럽다.   그동안 많은 인권단체와 국제사회가 지적한 인권침해 문제들을 개선하기는커녕 인정조차 하지 않던 경찰이었다. 사실상 허가제로 운영되는 집시법과 집회금지 남발, 마구잡이 채증, 엄격하게 통제되지 않는 물대포, 집회를 봉쇄하고 방해하는 차벽, 집회참가자들을 위축시키는 기소와 벌금폭탄 등의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될 때마다 정당한 조치였다는 주장만 되풀이하며 제대로 수용한 적이 없다. 국제인권원칙인 평화적 집회의 보장을 부정하고 경찰이 허락한 합법집회 틀에 가두어 언제나 시민들은 손쉽게 불법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청와대가 ‘인권 경찰’ 구현 방침을 주문하자 하루 만에 내놓은 방안에는 그동안 요구받은 권고 불수용에 대한 반성도, 적극적 수용에 대한 언급도 없다. 알맹이 없는 몇 가지 조치를 내세워 생색내기로 그칠 것이 아니라면 지금까지 요구받은 국제인권기구 및 국가인권위 권고 이행을 위한 실행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해 제출해야 한다.   명박산성에 가로막히고 경찰이 휘두르는 방패와 곤봉에 맞아 피 흘렸던 시민들, 망루를 세우고 하루도 안 돼 경찰특공대가 투입되어 목숨을 잃은 용산 철거민들, 경찰에 의해 잔인하게 진압당하고 그로 인해 세상을 떠난 동료들을 애도하기 위해 만든 분향소를 지키려 숱한 모욕을 견뎌야 했던 쌍용차 노동자들, 송전탑과 해군기지 건설을 위해 그저 치워지는 대상이 되었던 강정과 밀양의 주민들, 진실을 밝히라는 요구에 책임 있는 응답 대신 차벽과 물대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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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소식] 30만원 약식기소, 5년간의 긴 싸움을 승리로 마감하다!

4차 희망버스 일반교통방해 사건 전부무죄 판결 확정에 부쳐 대학생 A씨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에 항의하기 위한 ‘4차 희망버스’ 집회에 참여하였습니다. 검찰은 당시 서대문구 미근동에서 서대문사거리 방향의 편도 4차선 도로를 따라 가두행진이 있었고, A씨가 이 시위에 참여하였다는 이유로 일반교통방해죄로 약식기소하면서 벌금 30만원을 구형하였습니다. A씨는 약식기소에 불복하고 정식재판을 청구하였습니다. 희망법은 2012년부터 A씨가 정식재판청구한 이 사건을 맡아 A씨의 변호에 나섰습니다. 1심 판결은 무죄. 집회주최자가 편도4개 차선을 행진하겠다고 신고하였고 경찰이 2개 차선을 제한하는 통보를 하였지만, 이 제한 통보가 적법하게 통지되지도 않았고, 적법하게 통보되었다고 하더라도 A씨가 이를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았다는 이유였습니다. 검찰은 항소하였습니다. 2심 판결은 유죄. 집회 주최자에 대한 집회제한통보가 적법하였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2심 판결을 파기하면서 다시 항소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당초 집회가 신고된 범위를 현저히 일탈했는지 여부와 교통방해를 유발하려는 직접적인 행위를 했는지 여부 등을 심리해야 하는데 불충분했다”며, “신고된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단지 도로교통이 방해를 받았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 파기환송판결의 취지였습니다. 그리고 다시 파기환송된 2심 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서울서부지방법원 2016노 1624)은 A씨에게 무죄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단순참가자인 A씨가 집회제한통보를 인지하였거나 해산명령을 들은 후에도 도로를 점거하고 행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교통방해의 고의가 없고, 실제로 교통방해행위를 한 참가자들과 공모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검사는 상고를 포기하였습니다. 이로써 A씨의 일반교통방해 혐의는 완전히 무죄로 확정된 것입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의 부당함을 거리에서 표현하는 행동은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실현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집회제한통보를 알지도 못하였고, 알 수 있는 위치에도 있지 않았던 단순 참가자 A씨에게 일반교통방해의 죄책을 지울 수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대법원과 파기환송법원의 무죄취지 판결은 지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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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경찰의 무분별한 채증 관행에 경종을 울린 법원 판단을 환영한다

*사진:오마이뉴스 지난 13일 대법원은, 민주노총이 2013년 5월 서울광장에서 주최한 노동절 기념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한 후 양방향 6개 차로를 점거했다는 이유로 벌금 300만원에 기소되었던 K씨에 대해 무죄라고 최종적으로 판결했습니다. 집회 현장에는 늘 경찰이 수많은 카메라나 영상장비를 동원해 ‘채증’이라는 것을 합니다. 촬영된 사진 등은 집회참가자를 손쉽게 기소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어 집회의 자유를 억압하는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사실 ‘행진’은 집회에서 아주 당연하다고 할 정도로 기본적인 집회의 방식입니다. 이번 촛불집회 기간 동안에도 행진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껏 경찰은 채증을 통해 시민들의 집회와 행진을 억압해왔습니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채증으로 확보된 사진이라고 하더라도, 아주 엄격하게 적용해야만 하며, 채증 요건을 명확히 적용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원칙을 재확인 한 것입니다.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합니다.    ….. 논 평 …..   집회 채증 사진의 증거능력을 엄격하게 판단한 대법원 판결에 대한 논평   대법원이 집회 채증 사진의 증거능력을 엄격하게 판단한 판결을 내놨다. 4월 13일 대법원 제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우리는 집회 채증 사진의 증거능력을 엄격하게 판단한 이번 판결을 환영한다.   피고인 김랑희씨는 민주노총이 2013년 5월 1일 서울광장에서 주최한 노동절 기념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한 후 다른 집회 참가자 1500명과 함께 프라자호텔 앞 양방향 6개 전차로를 점거하여 차량 통행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2014년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되자 정식재판을 청구해 재판을 받아 왔다.   앞서 지난 1월 19일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제9형사부(재판장 이헌숙)는 채증사진 파일 및 파일을 출력한 사진이 원본 파일에 저장된 내용과 동일성을 유지하며 존재한다는 점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고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 바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디지털 저장매체로부터 출력된 문건이 증거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저장매체 원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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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소식] 평화적 집회를 위법적 봉쇄·강제해산한 경찰 책임자에 배상 첫 판결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2부(재판장 김기영 부장판사)는 쌍용차 해고노동자 희생자 추모와 해고자 복직요구 집회를 경찰이 원천봉쇄와 불법해산시킨 것에 대해 정신적 피해 등 소송을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와 당시 남대문경찰서 최성영 경비과장은 원고들에게 20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집회의 자유의 기본 법리에 충실한 심리를 통해 집회에서의 경찰권 행사의 적법요건 및 그에 관한 경찰책임자의 직무상 주의의무를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을 높이 평가하며, 판결을 환영합니다.   집회 참가로 매년 많은 사람들이 처벌을 받고 있습니다. 반면 평화적 기자회견이나 집회를 의도적으로 방해한 경찰은 처벌받거나 배상책임을 지는 전례가 거의 없었습니다. 위법한 경찰권 남용에 의한 집회 방해는 충돌, 연행과 또 다른 충돌의 악순환을 유발하고, 특히 집회를 방해한 경찰관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 일은 그 자체로 평화적 집회를 위한 노력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사진 / 비마이너   그런 점에서, 이번 판결이 기본권 보장의 마지막 보루가 아니라 기본권 침해의 첨병이 되어 온 법원이 자신의 역사를 반성하는 계기가 될 것을 바랍니다. 또한 경찰과 검찰, 법원은 집회·시위라는 기본권 행사를 범죄시하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으로부터 하루빨리 벗어나야 할 것입니다.   이번 소송은 희망법 조혜인 변호사가 담당히였고, 공권력감시대응팀(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다산인권센터,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사랑방, 진보네트워크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과,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네트워크,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 희망버스 사법탄압에 맞선 돌려차기 등이 함께 했으며, 천주교인권위원회 유현석공익소송기금 지원으로 진행했습니다.   ………… <아래는, 이번 판결에 대한 공식 논평 전문입니다.> 경찰의 집회방해에 경종을 울린 법원 판결을 환영한다 대한문 집회 방해 국가배상청구 소송 2심 승소에 대한 논평   법원이 집회 장소에 난입하여 장소를 점거하고 해산명령을 발령하는 등 집회를 방해한 경찰의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놓았다. 지난 2월 9일 서울중앙지법 제2민사부(재판장 김기영)는 2013년 대한문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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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주민들은 계속해서 저항할 수밖에 없습니다.”

2월 2일. 재판이 끝나고 난 법원의 풍경은 분노와 슬픔으로 가득했습니다. 여기저기서 눈물과 탄식이 쏟아졌습니다. 몇몇 할머니들은 긴 한숨을 내쉬며 주저앉았습니다. 아무도 그 자리를 떠날 수가 없다는 듯 우두커니 멈춰선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어디선가 한 할머니가 말했습니다. “최순실이한테는 꼼짝도 못하면서… 생존권 지키는 주민들은 이리도 무참하게…”   이날 재판은 송전탑 공사와 경찰 공무를 방해했다며 기소된 밀양주민 15명에 대한 항소심이었습니다. 1심에서는 9명에게 징역 6개월 ~ 2년 및 집행유예 1년 ~ 2년이 내려졌고, 6명에게는 벌금 200만원이 각각 선고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너무 가혹한 판결이라며 항소했고, 검찰도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습니다. 그리고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양측 모두의 항소를 기각함으로써 결과적으로 1심에서 선고된 유죄판결들을 모두 유지한 셈입니다. 80대 노인을 임의동행하는 무리한 입건과 70대 노인들에 대한 무더기 기소. 머리를 살짝 밀었는데 뇌진탕 2주 진단이라며 상해죄라는 황당한 기소 남발.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입건조차 되지 않을 상황들. 그리고 재판 과정에서 더욱 피폐해진 주민들의 생활과 건강까지… 주민들은 이 모든 과정이 참혹했지만, 우리 사법부가 주민들의 억울함을 덜어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변호인단도 한국전력이 전력수요를 부풀려 불필요한 공사를 강행했으며, 그 과정에서도 위법사항이 있었고, 벼랑 끝에 내몰린 주민들의 삶과 파괴된 마을공동체로 인해 투쟁할 수밖에 없었던 주민들의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수 백 쪽의 자료와 증언을 무시하고 다시금 주민들에게 절망을 안겼습니다. 밀양 주민들과 밀양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 그리고 변호인단은, 이번 판결이 잘못된 정책과 국가의 폭력으로 절망에 빠진 주민들이 할 수 있었던 최소한의 저항마저 무시된 판결이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주민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기로 했습니다. 법원 안에서 그리고 법원 밖에서도 지금처럼 계속 싸울 예정입니다.   이날 법원에 출석한 주민들의 목소리입니다.   상동면 김**(61) 주민은 “송전탑 공사 막느라고 차량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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